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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일로일로 생존기

🚗 기마라스 자동차 여행, 막배 놓칠 뻔한 진짜 후기 (일로일로 근교)

by 피터빅 2026. 8. 16.

일로일로에서 차를 직접 끌고 기마라스로 떠난 두 번째 여행기. 차량 선적 페리 요금과 대기 시간, 그리고 돌아오는 길 막배 앞에서 하마터면 노숙자 될 뻔한 아찔한 순간까지, 아빠의 솔직한 하루를 담았다.

기마라스 여행

가마라스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몸만 가볍게 다녀왔는데, 이번엔 큰마음 먹고 차를 직접 배에 싣고 갔다.

결론부터 말하면 풍경도 좋았고 아이들도 신나 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오늘 차분히 풀어보려 한다.

아침 8시 30분, 8명이 7인승에 올라탔다

아침은 간단히 챙겨 먹고 8시 30분쯤 집을 나섰다.

우리 차는 7인승 미쓰비시 엑스팬더인데, 이날 탑승 인원이 무려 여덟 명이었다.

어른 넷에 아이 넷이었다.

아이들은 4학년 한 명, 6학년 두 명, 7학년 한 명, 이렇게 나이대도 알록달록했다.

솔직히 말하면 정원 초과다.

한국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이곳 필리핀에서는 이 정도는 흔한 풍경이다.

트라이시클 한 대에 대여섯 명이 매달려 가는 모습, 오토바이 한 대에 온 가족이 올라탄 모습을 여기선 매일 본다.

우리보다 훨씬 아슬아슬한 경우도 많이 봐왔다.

그렇다고 이게 잘한 일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날의 우리 형편이 그랬다는 걸 솔직하게 적어둔다.

차 안은 좁았지만 아이들 웃음소리로 꽉 차서, 출발부터 소풍 기분이 물씬 났다.

차량 선적 페리, 요금과 대기 시간의 함정

항구에 도착해 차량 포함 표를 끊었다.

사람 여덟 명에 차량까지 포함해서 약 1,150페소(약 27,600원)가 나왔다.

여덟 명이 차까지 싣고 바다를 건너는 값치고는 부담이 크진 않았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몸만 타는 여객선은 배가 자주 뜨고 대기도 거의 없다.

그런데 차량을 함께 싣는 카페리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배 편수도 적고, 차를 실을 공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기다림이 길다.

갈 때는 그래도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려서 무난히 건넜다.

이때까진 "차 가지고 오길 잘했네" 하며 여유를 부렸다.

그 여유가 돌아오는 길에 화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TIP
차를 싣고 갈 계획이라면 여객선 시간표가 아니라 '차량 선적 페리' 시간표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두 배는 편수도 대기 시간도 완전히 다르다. 가능하면 오전 일찍 움직여서 돌아오는 배편에 여유를 두는 걸 강력히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노숙자 될 뻔한 아빠

사달은 돌아올 때 났다.

우리가 늑장을 부린 탓도 있었다.

마지막 배가 저녁 8시 30분이라기에, 그 시간까지만 가면 당연히 탈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항구에 도착해 차량 대기 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줄이 어마어마했다.

매표소에서는 지금 이 배에 실릴지 안 실릴지 불분명하다며 표를 선뜻 끊어주지 않았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졸지에 온 가족이 항구에서 노숙하게 생긴 형편이었다.

별의별 생각이 다 스쳤다.

'나 혼자 차와 함께 남고, 나머지 일행은 여객선으로 먼저 보낸 다음, 나는 내일 새벽 첫 배로 들어갈까.'

거기까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가장이라는 자리가 그런 것 같다.

내가 좀 고생하더라도 아이들만은 안전하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그렇게 마음을 반쯤 접고 있는데, 천만다행으로 마지막 한 자리가 났다.

우리 차가 그 마지막 자리에 아슬아슬하게 실렸다.

표를 손에 쥐는 순간, 나도 모르게 긴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같이 간 일행 모두가 그제야 얼굴이 풀렸다.

무사히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기숙사에 도착하니 밤 9시 30분쯤이었다.

돌아보면 하루가 참 길고도 아찔했다.

⚠️ 주의사항
차량 선적 페리는 '막배 시간 전에 도착 = 무조건 탑승'이 절대 아니다. 차량 대수가 마감되면 시간 안에 도착해도 못 실린다. 특히 주말이나 연휴엔 차 줄이 훨씬 길어지니, 돌아오는 배는 넉넉잡아 한두 편 앞선 시간을 목표로 움직이는 게 마음 편하다.

그래도 차를 가져간 게 후회되진 않았다

이런 소동을 겪고도 차를 가져간 걸 후회하진 않는다.

섬 안에서 아이들 넷을 데리고 이동하려면 차만 한 게 없다.

더위에 지친 아이들을 시원한 차 안에 태우고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였다.

짐이며 물이며 잔뜩 챙겨도 트렁크에 척척 실으면 그만이었다.

다만 오늘의 교훈은 분명하다.

편함을 얻은 만큼 '시간 관리'라는 숙제를 반드시 껴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번엔 돌아오는 배편을 훨씬 앞당겨 잡을 생각이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일로일로에서 기마라스까지 차를 실으면 요금이 얼마나 드나요?
이번에 어른 여덟 명과 차량을 포함해서 약 1,150페소(약 27,600원)가 나왔다. 인원과 차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만 하시길.

Q. 차 없이 몸만 가는 게 나을까요?
짧게 다녀오거나 인원이 적다면 여객선이 훨씬 빠르고 편하다. 대기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많거나 섬 안에서 여러 곳을 도는 일정이라면 차량이 확실히 유리하다.

Q. 마지막 배 시간 전에만 가면 무조건 탈 수 있나요?
아니다. 사람은 몰라도 차량은 실을 공간이 정해져 있어서, 대수가 차면 시간 안에 도착해도 못 탄다. 이번에 우리가 딱 그 위기를 겪었다.

Q. 돌아오는 배는 몇 시쯤 타는 게 안전한가요?
막배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최소한 한두 편 앞선 배를 목표로 움직여야 마음이 놓인다.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은 늘 이렇게 예상 밖의 이야깃거리를 남긴다.

노숙자 될 뻔한 위기마저 지나고 나니 웃으며 이야기할 추억이 되어버렸다.

사실 오늘 글은 '가고 오는 길' 이야기만으로도 이렇게 길어졌다.

정작 기마라스 섬 안에서 우리가 무얼 하며 놀았는지는 아직 꺼내지도 못했다.

그 알찬 하루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차분히 이어가려 한다.

기마라스에서 우리가 만난 풍경과 먹거리, 아이들의 웃음은 다음 이야기에서 만나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