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일로 CPU 대학을 세 번 방문하며 알게 된 필리핀 대학 현황과 수준을 정리했다. 120년 역사의 개신교 명문대 소개부터 빅포 대학, 국립대와 사립대 학비, 대학원 비용까지 가족유학을 준비하는 한국 학부모에게 필요한 필리핀 교육 정보를 담았다.

필리핀 일로일로 CPU 대학을 세 번이나 찾아간 이유
필리핀 유학을 시작한 뒤 가장 자주 떠올린 단어가 바로 대학이다. 아이들 영어 교육 때문에 들어온 나라지만, 아빠인 나도 이 곳에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 그 마음이 나를 일로일로 유학 생활 중에 CPU 대학 앞까지 데려다 놓았다. 정확히 말하면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구경에서 대학원 상담, 그리고 접수 문의까지
첫 방문은 순전히 구경이었다. 넓은 캠퍼스와 오래된 건물을 보며 사진만 잔뜩 찍고 돌아왔다.
두 번째는 대학원 진학이 가능한지 상담을 받으러 갔다.
이번 세 번째는 실제 접수 방법과 절차를 직접 물어보러 간 것이다.
방문할 때마다 막연하던 생각이 조금씩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뀌어 갔다.
50대 중반에 다시 학생이 된다는 상상은 설레면서도 두려웠다.
그래도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120년 역사를 가진 개신교 명문, CPU
CPU의 정식 명칭은 Central Philippine University이다.
1905년에 설립되어 무려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학교다.
미국 침례교 선교사들이 세운 필리핀 최초의 침례교 대학이며,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개신교 계열 대학이다.
설립 자금을 후원한 인물이 석유 재벌 John D. Rockefeller라는 사실은 알고 나서 적잖이 놀랐다.
지금은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약 1만 5천 명이 다니는 종합 연구중심 대학으로 성장했다.
일로일로의 자로(Jaro) 지역에 자리 잡고 있어 우리 가족이 사는 곳에서도 멀지 않다.
오래된 채플과 야자수가 늘어선 캠퍼스를 걷다 보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 방문 팁
CPU 캠퍼스는 외부인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입학 상담은 평일 오전에 Admissions Office를 찾아가면 친절하게 안내받는다. 위치는 일로일로 시내에서 지프니나 그랩으로 20분 거리에 있다.
필리핀 대학 현황, 생각보다 훨씬 탄탄하다
필리핀 교육을 직접 들여다보기 전까지 나는 필리핀 대학을 다소 가볍게 여겼다.
그러나 자료를 찾아보고 현지 분위기를 겪어 보니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을 인정하게 됐다.
필리핀 유학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나라의 대학 수준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빅포 대학과 지방 명문대의 구도
필리핀에는 빅포(Big Four)라 불리는 네 개의 명문대가 있다.
국립인 필리핀국립대(UP), 예수회가 세운 아테네오(Ateneo), 라살(De La Salle), 산토토마스(UST)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수도 마닐라에 모여 있으며 입학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
2026년 QS 아시아 대학 순위에서 UP가 104위, 아테네오가 141위에 오를 만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다.
마닐라 밖에도 실력 있는 지방 명문대가 적지 않다.
내가 찾아간 CPU나 두마게테의 실리만대(Silliman University) 같은 학교가 대표적이다.
수도권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학이 많고 교육열이 뜨거운 나라
필리핀에는 검증된 대학만 200곳이 넘는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은 외국인에게 큰 매력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필리핀 사람들의 뜨거운 교육열이다.
형편이 어려워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가 많고, 학생들도 공부를 인생을 바꾸는 사다리로 여긴다.
어느 나라 못지않은 이 열기를 곁에서 지켜보면 묘한 자극을 받는다.
필리핀 교육을 단순히 영어 연수의 도구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 학교 선택 주의사항
대학이 많은 만큼 수준 차이도 크다. 반드시 CHED(필리핀 고등교육위원회) 인가와 PAASCU 같은 인증을 받은 학교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름만 그럴듯한 학교에 속지 않으려면 사전 조사가 필수다.
필리핀 대학 학비, 정말 저렴할까
필리핀 학비가 싸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알아보니 단순히 싸다는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려웠다.
필리핀 생활비와 학비는 학교 종류와 신분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환율은 1페소에 약 24.5원으로 계산했다.
국립대와 사립대의 학비 차이
가장 먼저 놀란 것은 국립대의 학비다.
필리핀 자국민은 법(RA 10931)에 따라 국립대 학비가 사실상 무료에 가깝다.
PUP 같은 학교는 1학점에 12페소(약 294원) 수준이라 한 학기 등록금이 우리 돈 몇 천 원에 불과하다.
물론 외국인은 이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부담이 크지 않다.
사립대는 한 학기 3만 페소(약 735,000원)에서 15만 페소(약 3,675,000원)까지 폭이 넓다.
마닐라의 아테네오나 라살 같은 최상위 사립대는 한 학기 9만 페소(약 2,205,000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지방 사립대는 이보다 훨씬 저렴해서 가족유학 가정에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대학원 학비와 외국인 기준
내가 직접 알아본 대학원 학비도 정리해 둔다.
필리핀 대학원은 보통 학점당 비용을 매긴다.
1학점에 2천 페소(약 49,000원)에서 4천 페소(약 98,000원) 정도다.
한 학기에 9학점에서 12학점을 듣는다고 가정하면 석사는 학기당 3만 페소(약 735,000원)에서 8만 페소(약 1,960,000원) 선이다. 박사 과정은 학기당 4만 페소(약 980,000원)에서 10만 페소(약 2,450,000원) 정도로 본다.
한국 대학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라 다시 공부할 용기가 생긴다.
📌 비용 팁
학비 외에도 등록비, 교재비, 각종 행정 수수료가 따로 붙는다.
입학 전 Admissions Office에서 전체 비용 명세를 미리 받아 두는 것이 좋다.
외국인은 별도 서류비와 학생 비자 관련 비용이 추가될 수 있으니 여유 있게 예산을 잡아야 한다.
⚠️ 학비 관련 주의사항
홈페이지에 적힌 학비는 자국민 기준인 경우가 많다. 외국인 요금은 더 높게 책정되므로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중년 아빠가 필리핀 대학을 알아보며 느낀 점
필리핀 대학을 세 번 드나들며 머릿속이 한결 정리됐다.
자녀 유학만 생각하고 들어온 이 나라에서, 이제는 나 자신의 배움까지 그려 보게 됐다.
필리핀 교육이라는 큰 그림 안에 우리 가족 모두가 들어와 있는 셈이다.
필리핀 대학의 수준, 냉정하게 보면
솔직히 말해 필리핀 대학이 세계 최상위권은 아니다.
세계 대학 순위에서 상위 100위 안에 드는 학교는 아직 없다.
그러나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학비 대비 교육의 질은 결코 나쁘지 않다.
간호학, 교육학, 신학처럼 특정 분야에서는 오랜 전통과 강점을 가진 학교도 많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영어로 학위를 따기에 이만큼 문턱이 낮은 나라도 드물다.
눈높이를 현실에 맞추면 필리핀 대학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한국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두 딸과 필리핀에 와서 좌충우돌하며 배운 것이 참 많다.
처음에는 은행 계좌 하나 만드는 일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래도 하나씩 부딪히다 보니 길이 보였다.
자녀 유학을 고민하는 한국 학부모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필리핀 국제학교나 일로일로 사립학교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있는 대학까지 시야를 넓혀 보라는 것이다.
아이가 이 곳에서 학교를 마치고 영어로 대학까지 진학하는 그림도 충분히 가능하다.
부모가 먼저 현지 교육의 구조를 이해하면 아이의 선택지도 그만큼 넓어진다.
📌 가족유학 팁
현지 대학 캠퍼스를 아이와 함께 미리 둘러보면 동기 부여에 큰 도움이 된다.
주말마다 가까운 대학을 산책하듯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생활 적응 주의사항
유학 초기에는 비자 신분과 서류 문제로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히기 쉽다.
조급해하지 말고 현지 사정에 맞춰 천천히 적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 번의 CPU 방문은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만 공부하는 유학이 아니라, 아빠도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가족유학을 꿈꾸게 됐다.
물론 시행착오는 여전히 많다.
언어도 서툴고, 절차도 낯설고, 중년의 체력은 예전 같지 않다.
그래도 도전하는 삶이 멈춰 있는 삶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의 목표는 분명하다.
두 딸이 일로일로에서 잘 자리 잡도록 돕고, 나 역시 이 곳에서 의미 있는 배움을 이어 가는 것이다.
중년의 도전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좌우명은 변함이 없다.
노력하지 말고 즐기자! 슈퍼울트라캡숑절대초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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