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당도 폭발! 열대과일에 반하다
필리핀 일로일로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놀란 건 과일의 당도였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한 수준의 단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특히 망고, 메론, 수박은 많이 먹으면 당뇨가 걱정될 정도로 달콤하다.
솔직히 처음에는 열대과일이 다 그렇겠거니 했는데,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중1 큰딸과 초6 작은딸, 이 두 연년생 자매는 한국에서 과일보다 탄산음료를 훨씬 좋아하던 아이들이었다.
주스, 콜라, 사이다가 간식의 전부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곳에 오니 신기하게도 과일을 먼저 찾는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음료수 대신 메론이나 수박부터 꺼내는 모습을 보면 아빠로서 정말 뿌듯하기 그지없다.
아이들이 화학 첨가물 가득한 음료 대신 천연과일을 스스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일주일에 서너 번은 탄산을 몰래 사 먹거나, 내가 공식적으로 사주기도 한다.
50대 중반 아빠가 아이들에게 너무 팍팍하게 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완벽한 식단 관리보다는 함께 웃으며 먹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믿는다.
적당히 허용하되 기본은 천연과일로 채우는 것, 이것이 이곳에서 찾은 나만의 육아 균형이다.
노력하지 말고 즐기자, 가 내 좌우명이니까. 이곳의 열대 과일은 아이들의 입맛을 자연스럽게 바꿔주었고, 아빠인 내 마음까지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2: 메론 3개에 200페소! 한국 가격과 비교하면?
어제도 이 집에서 일하는 헬퍼에게 메론을 세 개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돌아와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꽤 큰 메론 세 개가 시원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가격은 200페소(약 4,900원)이다. 개당으로 따지면 약 67페소(약 1,640원) 정도밖에 안 된다.
한국에서 마트에 가면 머스크 메론 한 통에 보통 15,000원에서 20,000원은 줘야 한다.
크고 좋은 것은 3만 원이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니까 여기서 메론 세 개를 사는 가격이 한국에서 메론 한 개 가격의 3분의 1도 안 되는 셈이다.
이 가격 차이를 처음 알았을 때는 진심으로 감동받았다.
아이들은 냉장고에서 꺼낸 메론 두 개를 순식간에 뚝딱 해치웠다.
세 개를 샀는데 하루 만에 두 개가 사라지다니, 내일이면 나머지 하나도 운명을 다할 것이다.
잘 먹는 모습을 보면 내가 다 배가 부르고 기분이 좋다.
수박도 여기서는 킬로당 28에서 35페소(약 690원~860원) 수준이다.
한국에서 여름에 수박 하나 사려면 2만 원은 기본이니, 이 착한 가격에 매일같이 과일 파티를 열 수 있다.
망고는 2026년 4월 기준 전국 평균 소매가가 킬로당 약 165페소(약 4,040원)인데, 한국에서 수입 망고 하나에 5천 원에서 만 원 하는 걸 생각하면 이곳은 과일 천국이 분명하다.
과일값 아끼는 재미가 쏠쏠해서 시장 갈 때마다 장바구니가 과일로 넘쳐난다.
🍌3: 검은 바나나의 정체와 한국 바나나의 비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건 속이 노란 수박이다.
빨간 수박도 달지만, 노란 수박의 달콤함은 차원이 다르다며 연신 엄지를 치켜세운다.
한국에서는 노란 수박을 구경하기도 쉽지 않은데, 여기서는 시장 어디서든 손쉽게 만날 수 있다.
망고는 말할 것도 없다.
카라바오 망고라 불리는 필리핀 고유 품종은 한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당도를 자랑한다.
잘 익은 카라바오 망고를 칼로 쓱 갈라서 숟가락으로 퍼먹으면 그게 바로 천상의 디저트다.
바나나는 솔직히 한국이 더 맛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먹는 바나나 대부분이 필리핀산인데, 아무래도 수출용으로 등급이 높은 상품을 골라 보내는 게 아닌가 싶다.
여기 바나나는 속이 노란색이고, 좋은 것은 물론 달고 맛있다.
그런데 가끔 길거리에서 시커멓게 익은 바나나가 줄줄이 매달려 있는 걸 보면 궁금해진다.
저 검은 바나나의 정체는 바로 사바 바나나라고 불리는 조리용 품종이다.
필리핀에서 카벤디시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품종으로, 일반 바나나보다 짧고 통통하며 각진 모양이 특징이다.
기름에 튀겨 흑설탕을 입히면 바나나큐라는 길거리 간식이 되고, 코코넛 밀크에 졸이면 기나탕 사깅이라는 전통 디저트가 된다.
익히면 고구마처럼 부드러워지면서 달콤한 풍미가 살아나, 한번 맛보면 자꾸 손이 가는 매력이 있다.
바나나 가격은 킬로당 40에서 60페소(약 980원~1,470원)이니 부담 없이 다양한 요리에 도전해볼 수 있다.
🍊4: 과일 천국에서 즐기는 도전과 일상
다만 한국에서 흔히 먹는 사과는 여기서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알이 너무 작고 당도가 한국의 사과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친다. 한국 사과의 아삭한 식감과 꿀 같은 단맛에 길들여진 입맛으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귤도 있긴 한데, 껍질이 두껍고 씨가 많아서 먹기가 불편하다.
하지만 당도만큼은 나쁘지 않아서 한입 베어 물면 의외의 달콤함에 놀라게 된다.
그 외에도 람부탄, 망고스틴, 구야바노 같은 열대 과일을 하나씩 탐식하는 것도 이곳 생활의 쏠쏠한 재미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엄두도 못 내던 과일들을 여기서는 부담 없이 맛볼 수 있으니 매일이 과일 탐험이다.
50대 중반이라는, 어쩌면 늦은 나이에 두 딸과 함께 필리핀으로 떠나온 이 도전이 가끔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한국에서 공부에 흥미를 잃고 학원만 전전하던 아이들을 데리고 일로일로의 사립학교에 입학시키겠다고 결심한 그날부터 매일이 고군분투이고 좌충우돌이다.
어학원에서 지내면서 딸들과 매일 영어 공부도 하고, 틈틈이 부업거리도 찾아보는 사생결단의 나날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게 그렇듯, 도전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편이라 후회는 없다.
오늘도 시장에서 사 온 과일을 한가득 냉장고에 채우며 생각한다.
달콤한 메론 한 조각을 입에 넣고 환하게 웃는 딸들의 얼굴을 보는 것, 이 순간이 바로 내가 여기 온 이유라고.
슈퍼울드라캡숑절대초긍정!
📌 일로일로 주요 과일 시세 참고 (2026년 기준, 1페소 ≈ 24.5원)
| 메론 | 개당 약 67페소(약 1,640원) | 3개 200페소(약 4,900원) | 개당 15,000~20,000원 |
| 망고(카라바오) | kg당 약 165페소(약 4,040원) | - | 개당 5,000~10,000원 |
| 수박 | kg당 28~35페소(약 690~860원) | - | 통당 20,000원~ |
| 바나나 | kg당 40~60페소(약 980~1,470원) | - | kg당 3,000~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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