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일로에서 까띠끌란 항구를 거쳐 보라카이까지, 흩어졌던 다섯 식구가 다시 모이는 여정을 정리했다. 배편과 입도 비용, 보라카이 현지 물가와 특산품, 볼거리까지 두 딸 아빠가 직접 발로 뛰며 확인한 정보를 생생하게 담았다.

일로일로에서 보라카이로 향한 이유, 흩어진 가족이 다시 모이다
일로일로에서 보라카이로 떠나기로 마음먹은 건 단순한 휴가 때문이 아니었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필리핀으로 뿔뿔이 흩어져 지내던 다섯 식구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였다.
가족유학을 시작한 뒤로 늘 두 딸과 셋이서만 부대끼며 살아온 터라, 이번 만남이 유난히 기다려졌다.
미국과 한국에 흩어진 식구가 보라카이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 집은 딸만 셋인 다섯 식구다.
큰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잠시 한국에 머물고 있다.
둘째는 중학교 1학년, 막내는 초등학교 6학년으로 일로일로 사립학교에 다니며 나와 함께 지낸다.
아내는 한국에서 큰딸을 챙기며 온 가족의 뒷바라지를 도맡고 있다.
이번에는 아내와 큰딸이 함께 한국에서 출발해 보라카이로 들어오기로 했다.
나와 두 딸은 일로일로에서 출발해 보라카이에서 합류하는 일정이었다.
필리핀 유학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다섯 식구가 한 섬에서 만나는 순간이라, 며칠 전부터 마음이 들떴다.
한국 팀보다 하루 먼저 들어가 쉬기로 한 이유
우리 부녀 셋은 한국에서 오는 팀보다 하루 먼저 보라카이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일로일로에서 보라카이까지 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고 고단하기 때문이다.
긴 이동을 마친 직후 곧바로 가족을 맞이하면 몸이 버티지 못할 게 뻔했다.
하루 먼저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 동선을 미리 익혀 두면, 다음 날 가족을 훨씬 여유롭게 맞을 수 있다.
중년의 체력으로 두 아이를 데리고 움직이려면 이런 완충 시간이 꼭 필요했다. 좌충우돌 가족유학 생활에서 배운 작은 지혜라면 지혜였다.
📌 유학 가족 여행 팁 한국에서 오는 가족과 현지에서 합류할 때는 이동 거리가 긴 쪽이 하루 먼저 도착하는 게 좋다. 시차와 피로를 먼저 푼 사람이 안내를 맡으면 여행 전체가 한결 매끄러워진다.
일로일로에서 까띠끌란 항구까지 가는 길
일로일로에서 보라카이로 가려면 먼저 까띠끌란 항구까지 육로로 이동해야 한다.
일로일로와 까띠끌란은 같은 빠나이섬에 있어 배 없이 도로로만 연결된다.
거리는 약 200킬로미터가 조금 넘고, 빠나이섬을 북쪽으로 종단하는 긴 여정이다.
버스, 밴, 택시 교통편과 실제 요금 비교
가장 저렴한 방법은 세레스(Ceres) 버스다.
일로일로 세레스 북부 터미널에서 까띠끌란행 버스가 한 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요금은 1인 430~490페소(약 10,750~12,250원) 수준이고, 소요 시간은 여섯 시간 반 정도다.
조금 더 빠르게 가려면 밴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밴은 다섯 시간 안팎이면 도착하지만 요금은 버스보다 비싸다.
짐이 많거나 일행이 여럿이면 프라이빗 밴이나 택시를 통째로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프라이빗 차량은 네 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대신, 편도 7,000페소로 비용이 껑충 뛴다. 나는 두 딸과 짐을 생각해 편의 쪽에 무게를 두고 차편을 골랐다.
다섯 시간 넘게 달린 빠나이섬 종단 도로
이른 아침 일로일로를 출발해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 양옆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사탕수수밭과 야자수, 그리고 작은 시골 마을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처음 한 시간쯤 창밖 풍경에 신나 하다가 이내 잠이 들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을 다녀오고 간단한 군것질로 허기를 달랬다.
긴 이동이라 멀미약과 물, 간식을 미리 챙긴 게 큰 도움이 됐다.
까띠끌란에 가까워지자 멀리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고, 잠들었던 아이들도 하나둘 눈을 떴다.
네 시간 넘는 이동은 분명 고단했지만,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 생각하니 피로가 덜했다.
⚠️ 이동 시 주의사항 세레스 버스는 냉방이 강한 편이라 긴소매 겉옷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또한 버스 출발 시간이 유동적이므로 항구 배편 시간을 너무 빠듯하게 잡지 않는 게 좋다.
까띠끌란 항구에서 배를 타고 보라카이 입성하는 과정
까띠끌란 항구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보라카이 입성 절차가 시작된다.
배를 타기 전 항구 건물 안에서 몇 가지 비용을 내고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처음 가는 사람은 절차가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어, 미리 알고 가면 마음이 한결 편하다.
입도 전 반드시 내야 하는 환경세와 터미널 이용료
보라카이에 들어가려면 외국인 기준으로 세 가지 비용을 내야 한다.
첫째는 환경세로 외국인은 300페소(약 7,500원)이며, 체류 기간 전체에 한 번만 낸다.
둘째는 터미널 이용료로 150페소(약 3,750원)이고,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모두 내야 한다.
셋째는 펌프보트 승선권으로 50페소(약 1,250원) 정도다.
외국인 한 명이 입도할 때 드는 비용은 대략 500페소(약 12,500원) 안팎이라고 보면 된다.
항구 건물 안에서 여권 정보를 적은 서류를 작성한 뒤 창구별로 요금을 나눠 낸다.
영수증과 토큰을 잘 챙겨 두어야 승선과 하선 과정에서 헤매지 않는다.
펌프보트를 타고 건넌 십 분의 바닷길
요금을 모두 내고 'To Boracay' 표지판을 따라가면 펌프보트 선착장이 나온다.
표를 토큰으로 교환하고, 좌석 수에 맞춰 배에 오른다.
양옆에 기다란 부력 장치가 달린 전형적인 필리핀식 펌프보트다.
배가 출발하자 두 딸은 난간을 붙잡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연신 환호했다.
까띠끌란에서 보라카이까지 바닷길은 십 분에서 십오 분이면 충분히 건넌다.
짧은 항해지만 에메랄드빛 바다를 가르는 그 순간만큼은 온 가족이 들떴다.
보라카이 까그반(Cagban) 선착장에 내리면 e-트라이시클을 타고 숙소로 이동한다.
숙소까지 트라이시클 요금은 100페소정도다.
📌 입도 준비 팁 환경세와 터미널 이용료는 현금으로만 받는 경우가 많으니 소액 페소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어린 자녀는 나이에 따라 요금이 면제되거나 할인되니, 여권을 꼭 챙겨 가는 게 좋다.
보라카이 현지 물가와 특산품, 볼거리 총정리
보라카이는 환경 정비 사업을 거친 뒤 한층 깨끗해진 모습으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화이트비치의 고운 백사장은 여전히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은 풍경을 자랑한다.
가족과 함께 둘러보며 직접 확인한 보라카이 현지 물가와 볼거리, 특산품을 정리해 본다.
화이트비치와 디몰, 딸리빠빠 시장 둘러보기
보라카이의 중심은 약 4킬로미터에 이르는 화이트비치다.
해변은 스테이션 1, 2, 3으로 나뉘며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스테이션 1은 한적하고 고급 리조트가 많고, 스테이션 2는 디몰(D'Mall)을 중심으로 가장 번화하다.
디몰에서는 기념품과 마사지, 식사와 환전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스테이션 2 근처 딸리빠빠(D'Talipapa) 시장은 해산물을 직접 고른 뒤 근처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곳이다.
신선한 새우와 게, 조개를 1인 500페소(약 12,500원) 안팎이면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다만 시장 가격은 흥정이 기본이라, 표시 가격을 그대로 믿지 말고 깎는 게 좋다. 해변 산책 중 들른 주스 가게에서 큰 잔 망고 셰이크는 95페소(약 2,375원)였다.
바 입장료는 보통 200페소(약 5,000원) 수준이고, 해피아워를 노리면 더 저렴하다.
보라카이에서 꼭 챙겨야 할 특산품과 먹거리
보라카이의 대표 특산품은 단연 말린 망고와 바나나칩이다.
달콤하면서 쫀득한 말린 망고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조개껍데기로 만든 액세서리와 수제 비누, 에센셜 오일도 기념품으로 좋다.
볼거리로는 북쪽 끝의 푸카(Puka) 해변이 손꼽힌다. 푸카 해변은 사람이 적고 조개껍데기가 많아 사진 찍기에 그만이다.
섬에서 가장 높은 루호(Luho) 산 전망대에 오르면 보라카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 질 무렵 빠라우(Paraw)라 불리는 전통 돛단배를 타고 즐기는 선셋 세일링도 빼놓을 수 없다.
주변 섬을 도는 아일랜드 호핑과 스노클링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 활동이었다.
⚠️ 보라카이 물가 주의사항 해변 바로 앞 식당과 디몰은 현지 시장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다.
딸리빠빠 시장이나 골목 안쪽 현지 식당을 이용하면 같은 음식도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며칠간의 보라카이 가족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로일로로 돌아오니, 마음 한구석이 묵직하게 채워졌다.
미국과 한국, 필리핀으로 흩어졌던 다섯 식구가 한 섬에서 손을 맞잡았던 그 며칠은 오래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긴 이동과 낯선 절차 앞에서 몇 번이고 진땀을 뺐지만, 가족과 함께라면 그 모든 시행착오마저 추억이 된다.
중년의 나이에 두 딸을 데리고 시작한 이 도전이 가끔은 버겁지만, 이런 순간들이 있어 다시 힘을 낸다.
앞으로도 무리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즐기며, 가족과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 갈 생각이다.
혹시 비슷한 길을 고민하는 한국 학부모가 있다면, 너무 겁먹지 말고 한 걸음 내디뎌 보라고 말하고 싶다.
노력하지 말고 즐기자! 슈퍼울트라캡숑절대초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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