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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일로일로 생존기

🇰🇷 일로일로 유학 학부모 파티에서 확인한 한국 음식과 필리핀 음식의 차이

by 피터빅 2026. 7. 7.

필리핀 일로일로 유학 생활 중 참석한 리조트 단합대회에서 경험한 한국 음식과 필리핀 음식의 극명한 온도차를 가족 유학 아빠의 시선으로 정리했다. 김치전과 떡볶이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았는지, 그 이유를 현지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본다.

김치전 만들기

일로일로 유학 생활에서 만난 리조트 단합대회, 한국 음식이 터진 이유

일로일로 유학을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난 뒤, 학부모 모임에서 마련한 리조트 단합대회에 초대를 받았다. 아이들 학교 친구 부모님들과 처음 제대로 어울리는 자리라 조금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나는 준비물로 겨우 사과 몇 개를 챙겨 갔는데, 나를 초대해 준 한국인 학부모님께서 미리 김치전 재료를 챙겨 오셨다. 반죽부터 김치, 부침가루까지 완벽하게 준비된 걸 보고 내심 놀랐다. 그리고 내게 직접 김치전을 부칠 기회를 주셨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팬을 달구고 반죽을 얇게 펴서 노릇하게 부쳐냈다. 뒤집을 타이밍에 프라이팬을 휙 던져서 공중에서 전을 반 바퀴 돌리자 곳곳에서 탄성과 환호성이 터졌다. 필리핀 사람들에게는 프라이팬 뒤집기 자체가 신기한 볼거리였던 모양이다. 바삭하게 부쳐진 김치전의 감칠맛에 다들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처음 온 자리에서 낯설기만 했던 나는 그 순간만큼은 마치 작은 스타가 된 기분이었다. 연이어 내놓은 떡볶이도 반응이 뜨거웠다. 매콤달콤한 떡볶이를 이 많은 사람들이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양이 많았는데, 결국 접시가 깨끗하게 비워졌다. 필리핀 유학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한국 음식으로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가족 유학을 결심할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 유학 생활 팁

  • 학부모 모임이나 단합대회 초대를 받으면 김치, 부침가루, 식용유는 미리 챙겨가면 좋다.
  • 현지 마트에서도 부침가루와 고추장, 떡볶이 떡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
  • 프라이팬 뒤집기 같은 작은 퍼포먼스가 현지인들에게는 큰 인상을 남긴다.

필리핀 음식과 한국 음식 비교, 기름진 맛과 담백한 맛의 차이

일로일로 사립학교 학부모 모임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필리핀 음식과 한국 음식을 비교해 보게 됐다. 필리핀 음식은 대체로 기름에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이 많다. 레촌, 프라이드치킨, 룸피아처럼 인기 있는 음식 대부분이 기름을 넉넉히 사용해서 만들어진다. 처음 몇 번은 맛있게 먹었지만, 매일 반복해서 접하다 보면 속이 부대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반면 한국 음식은 상대적으로 기름 사용이 적고 담백한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 많다. 김치전도 최소한의 기름으로 겉만 바삭하게 부쳐내고, 떡볶이는 기름기 없이 고추장 양념으로 맛을 낸다. 필리핀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런 담백함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 것 같다. 디저트 문화 차이도 눈에 띈다. 필리핀 케익이나 과자류는 한국인 입맛에는 상당히 달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설탕이 듬뿍 들어간 디저트를 몇 입 먹으면 금방 물리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기름기 없는 떡볶이와 자극적이지 않은 김치전은 필리핀 사람들에게 색다른 신세계 음식으로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필리핀 국제학교 학부모들과 어울리다 보면 이런 음식 취향 차이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된다. 자녀 유학을 준비하는 부모라면 이런 식문화 차이도 미리 알아두면 적응에 도움이 된다.

필리핀 음식의 특징과 조리법

필리핀 음식은 스페인과 미국 식민지 시절의 영향을 받아 튀김과 볶음 요리가 발달했다. 레촌바비, 아도보, 시니강처럼 다양한 요리가 있지만 대부분 기름과 소스를 넉넉하게 사용한다. 길거리 음식도 대부분 기름에 튀긴 형태라 처음 접하는 한국인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국 음식이 주는 담백함의 매력

김치전, 떡볶이, 잡채처럼 한국 음식은 기름을 적게 쓰면서도 감칠맛을 살리는 조리법이 발달했다. 발효 음식인 김치와 고추장 특유의 깊은 맛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풍미를 더해준다. 이런 특징이 필리핀 사람들에게 새로운 미각 경험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자녀 유학 생활에서 한식 재료 구하기와 생활비 현실

필리핀 유학을 준비하는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한식 재료 구입과 관련 생활비다. 일로일로에서도 한인 마트나 대형 쇼핑몰 내 한국 식품 코너를 통해 김치, 고추장, 떡볶이 떡, 라면 등을 구할 수 있다. 다만 한국보다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라 계획적으로 구매하는 게 좋다. 포장김치 한 봉지는 보통 250페소(약 6,250원)에서 350페소(약 8,750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떡볶이 떡 한 봉지는 180페소(약 4,500원) 정도이고, 고추장은 용량에 따라 300페소(약 7,500원)에서 500페소(약 12,500원)까지 다양하다. 이런 재료비를 매달 생활비에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에 필리핀 생활비를 계획할 때 식비 항목을 넉넉하게 잡는 편이 안전하다. 가족 유학을 실제로 해보니 한식 재료 비용이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체감하게 됐다. 그래도 아이들이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지 않도록 챙기는 일은 부모로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로일로에서 한식 재료 구입 가능한 곳

SM City Iloilo나 Robinson's Place 인근 한인 마트에서 김치, 라면, 고추장, 참기름 등을 구할 수 있다. 일부 품목은 재고가 일정하지 않아 방문할 때마다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온라인 배송을 이용하는 학부모들도 늘고 있어 미리 알아두면 편리하다.

학부모 모임과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공유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부모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한식 재료나 요리 정보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네트워크 덕분에 낯선 타지 생활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일로일로 유학 초기에는 이런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정착에 큰 도움이 된다.

 

⚠️ 주의사항

  • 한식 재료는 한국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므로 생활비 예산에 미리 반영해야 한다.
  • 냉장 보관이 필요한 재료는 유통기한을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하는 게 좋다.
  • 학교나 지역에 따라 한인 마트 접근성이 다르므로 사립학교 선택 시 주변 인프라도 함께 고려하면 좋다.

음식으로 이어진 학부모 네트워크와 필리핀 국제학교 적응기

리조트 단합대회를 계기로 느낀 건, 음식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이다. 필리핀 국제학교나 사립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부분 서로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 시작한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상황에서 서먹함을 깨기가 쉽지 않은데, 음식은 그 벽을 자연스럽게 허물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김치전을 부치며 나눈 웃음과 환호성 덕분에 나는 학부모 모임에서 훨씬 편하게 어울릴 수 있게 됐다. 아이들 학교 생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거나, 등하교 카풀을 조율하는 것도 이런 관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필리핀 교육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부모들의 네트워크는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어 교육 환경, 학비 정보, 현지 생활 팁까지 이런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자녀 유학을 준비하며 학교 선택만큼이나 이런 학부모 커뮤니티 형성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는 걸 깨달았다. 가족 유학이라는 새로운 도전 속에서 이렇게 사람과 사람이 음식으로 연결되는 순간들이 쌓이면서, 타지 생활의 외로움도 조금씩 옅어지는 걸 느낀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아이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주고 싶다. 50대 중반에 낯선 나라에서 딸 둘을 데리고 시작한 이 도전이 쉽지만은 않지만, 이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큰 힘이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앞으로도 김치전 하나로도 사람들과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잃지 않으려 한다. 어렵다고 피하지 않고 부딪혀보는 삶, 그게 내가 이 유학을 선택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