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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일로일로 생존기

🚲 필리핀 일로일로 자전거 사고, 비상약, 의료시설 — 아빠의 좌충우돌 응급처치 실전기

by 피터빅 2026. 5. 20.

50대 아빠가 중1·초6 딸과 일로일로에서 부딪힌 첫 번째 위기.
자전거 사고 후 응급처치부터 현지 약국 가격, 병원 진료비, 장기 체류 필수 비상약 목록까지 — 한국에서 아이 데리고 필리핀행을 고민하는 학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실전 정보를 정리했다.

비상사태

🩹 챕터 1. 자전거 사고 — 5분 만에 돌아온 아이들


기숙사에 자전거 두 대가 있었다.
어학원까지 걸어가면 10분, 자전거를 타면 3분이라 아이들이 매일 그 자전거를 타고 등원했다.
그날도 평소처럼 "다녀올게요!" 하고 나간 두 딸이 채 5분도 되지 않아 다시 기숙사 문을 열었다.
동생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아빠, 언니가 넘어졌어!"
놀란 마음을 억누르고 큰딸의 상태를 확인했다.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자전거째 미끄러진 것이다.
팔꿈치가 넓게 까져서 피가 배어 나왔고, 뒹굴었는지 허벅지 윗부분과 발목에도 긁힌 자국이 선명했다.
손바닥도 얕게 까져 있었다.
팔꿈치 상처가 가장 심각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소독약을 꺼내 상처를 닦았더니 "아, 아파!" 하며 눈물을 글썽인다.
입바람을 후후 불어가며 소독을 마치고 후시딘 연고를 바른 뒤 거즈를 붙였다.
다리 쪽은 그나마 가벼워서 대일밴드로 처리했다.
사실 아침에 큰딸이 "아빠, 오토바이 태워줘" 했을 때 "걸어가, 가까운데 뭘" 하고 안 태워 준 게 자꾸 마음에 걸렸다.
태워줬으면 이렇게 안 다쳤을 텐데, 하는 미안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뼈가 부러지거나 머리를 다친 게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었고 감사했다.
50대 중반에 딸 둘을 데리고 필리핀까지 온 아빠로서 이런 순간이 가장 무섭다.
아이가 아프면 내 살을 도려내는 것보다 더 아프다는 말, 이곳에서 뼈저리게 실감한다.
필리핀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반드시 헬멧과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시켜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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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2. 비상약 — 한국에서 반드시 챙겨와야 할 것들


필리핀에도 약국이 있고 기본적인 의약품 구입이 가능하다.
대표 약국 체인인 Mercury Drug는 일로일로 시내 곳곳에 지점이 있어서 접근성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서 쓰던 익숙한 약을 현지에서 구하기란 쉽지 않다.
후시딘, 마데카솔 같은 한국산 연고는 필리핀 약국에서 취급하지 않는다.
게다가 아이가 아플 때 성분도 모르는 외국 약을 먹이려면 부모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래서 장기 체류를 계획하는 학부모라면 한국에서 반드시 아래 품목을 넉넉히 챙겨야 한다.
상처 치료용으로는 소독약(포비돈 요오드), 후시딘 또는 마데카솔 연고, 거즈 패드, 의료용 테이프, 대일밴드(다양한 사이즈)가 필수이다.
해열·진통제로는 어린이용 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 체온계도 빠뜨리면 안 된다.
위장약과 지사제(정로환, 스멕타), 종합감기약, 알레르기약(세티리진 성분)도 가져오는 것이 좋다.
모기 기피제와 벌레 물린 후 바르는 물파스 종류도 필리핀 생활에서는 거의 매일 쓰인다.
이번 사고를 겪으며 절실히 느꼈다.
한국에서 가져온 후시딘과 거즈가 없었으면 아이를 데리고 약국을 찾아 헤맸을 것이다.
낯선 땅에서 아이의 상처를 빠르게 치료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출국 전 넉넉하게 챙긴 비상약 덕분이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한국에서 상비약을 최소 3개월치 이상 준비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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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3. 의료시설 — 일로일로 병원 진료비와 약국 가격


일로일로는 서부 비사야 지역의 의료 허브 역할을 하는 도시라서 병원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대표적인 사립 병원으로는 The Medical City Iloilo, Iloilo Doctors Hospital, Metro Iloilo Hospital, St. Paul's Hospital, 그리고 Asia Pacific Medical Center(APMC)가 있다.
공립 병원으로는 Western Visayas Medical Center(WVMC)가 있어서 저렴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한국 국민건강보험이 당연히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PhilHealth(필리핀 국민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외국인은 모든 의료비를 100%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사립 병원 외래 진료비(Consultation Fee)만 보면 1회당 약 500~1,500페소(약 12,200~36,500원)인데, 이건 의사 면담비일 뿐이다.
소아과 전문의 진료도 비슷한 범위에서 시작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엑스레이 촬영은 부위에 따라 500~2,000페소(약 12,200~48,600원), 혈액 검사는 300~1,000페소(약 7,300~24,300원)가 별도로 청구된다.
진료비에 검사비, 약제비까지 합하면 간단한 외래 방문 한 번에 2,000~5,000페소(약 48,600~121,500원)가 훌쩍 나가는 경우도 흔하다.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사립 병원 1박 기준 5,000~15,000페소(약 121,500~364,500원)이고, 수술은 10만~30만 페소(약 243만~729만 원)까지 올라간다.
보험 없이 이 금액을 감당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현지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응급처치 용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베타딘(포비돈 요오드) 소독액 7.5ml 기준 약 42페소(약 1,000원), 거즈 패드 한 팩 20~50페소(약 490~1,200원), 의료용 반창고 한 통 30~80페소(약 730~1,900원), 파라세타몰(해열진통제) 한 알 기준 2~5페소(약 50~120원) 정도이다.
다만 한국산 연고나 특정 브랜드 제품은 현지에서 구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한국에서 가져와야 한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사립 병원은 진료 전에 보증금(Deposit)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외국인에게는 더 엄격하게 적용되기도 한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항상 준비해두어야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는다.
해외여행자보험이나 장기체류보험에 출국 전 반드시 가입해 두어야 한다.
보험 없이 필리핀에서 큰 병원비를 맞닥뜨리면 경제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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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4. 도전과 감사 — 50대 아빠의 일로일로 생존기


중1, 초6 연년생 딸 둘을 데리고 필리핀 일로일로에 온 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한국에서 아이들은 학원을 돌며 바쁘게 살았지만 공부에 흥미를 잃은 상태였다.
매일 학원 셔틀에 올라타고 수업을 듣지만 눈에 빛이 없는 아이들을 보며 고민이 깊어졌다.
이대로 가면 아이들도 나도 지친다는 생각에 사립학교 입학을 결심하고 이곳까지 왔다.
5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가끔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영어도 아이들과 함께 매일 공부하는 수준이다.
어학원 기숙사에서 세 부녀가 부대끼며 살면서 부업거리도 찾아보고, 블로그도 쓰고, 아이들 영어 숙제도 같이 한다.
화려하지도, 여유롭지도 않다.
하지만 고군분투하며 사생결단의 각오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 시간이 분명 아이들에게 남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번 자전거 사고도 돌이켜보면 하나의 성장 에피소드이다.
큰딸은 다친 팔꿈치를 보며 "아빠, 나 이제 커브길에서 브레이크 잡아야 되는 거 알았어" 했다.
동생은 언니가 다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바로 기숙사로 뛰어와 아빠를 불렀다.
아이들이 실전에서 배우고 있다.
교과서가 아니라 삶에서 배우는 것이다.
한국에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학부모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면, 환경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은 진부하지만 진실이다.
나의 좌우명은 "노력하지 말고 즐기자!"이다.
힘들어도 웃으면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서, 이 좌충우돌 일로일로 생활을 즐기는 중이다.
슈퍼울트라캡숑절대초긍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