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일로 한인교회가 코로나 이후 줄어든 성도와 재정난 속에서도 리잘 지역 어려운 초등학생에게 장학금과 교복값을 후원한 이야기를 담았다. 필리핀에서 가족유학 중인 중년 아버지가 곁에서 지켜본 작은 교회의 큰 나눔과 선교 현장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 일로일로 한인교회가 마주한 어려운 현실
일로일로 한인교회는 지금 존립 자체를 고민해야 할 만큼 어려운 현실을 지나고 있다. 필리핀 유학을 결심하고 이곳에 온 뒤 가장 먼저 마음을 붙인 곳이 바로 이 교회였다. 타국에서 신앙을 지키고 싶은 한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자리이지만, 그 자리가 해마다 비어 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있다.
코로나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든 성도 수
한국 교회가 코로나를 지나며 큰 변화를 겪은 것처럼, 일로일로의 작은 한인교회도 똑같은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한때 가득 찼던 예배당의 의자가 이제는 절반도 채워지지 않는다. 한 번 흩어진 발걸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멀리 떨어진 타국이라는 환경은 그 빈자리를 더 크게 느끼게 만든다. 주일마다 같은 얼굴을 마주하던 공동체가 조금씩 작아지는 것을 보는 일은 생각보다 마음이 아프다.
사업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간 실업인 가정
일로일로에서 사업을 일구던 한인 실업인 가정이 많이 떠난 것도 큰 이유다. 자녀의 학업이 마무리되면서 한국으로 돌아간 가정이 줄을 이었다. 교회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던 분들이 하나둘 자리를 비우자, 공동체의 무게중심도 함께 흔들렸다. 오래 정 붙이고 살던 분들이 떠나는 모습은 남은 사람에게도 적지 않은 허전함을 남긴다. 가족유학으로 들어온 우리 같은 가정은 늘었다 줄었다 하지만, 오래 머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존립마저 버거운 재정의 무게
성도가 줄면 재정이 줄고, 재정이 줄면 교회의 일상은 곧바로 빠듯해진다. 임대료와 전기료, 기본 운영비를 감당하는 것조차 매달 고민거리가 된다. 화려한 건물도, 넉넉한 살림도 없는 작은 교회가 버텨 내는 모습은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로 단단해 보인다. 무엇 하나 당연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 예배의 자리를 지켜 가는 일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곁에서 매주 느낀다.
💛 그래도 선교를 멈추지 않는 일로일로 한인교회
이렇게 어려운 형편에도 일로일로 한인교회는 선교와 후원의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재정이 빠듯한 교회가 밖으로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나눔은 여유가 아니라 결단이라는 사실을 새삼 배웠다. 가진 것이 적을수록 더 어려운 결정이지만, 이 작은 교회는 받은 은혜를 흘려보내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받은 은혜를 다시 흘려보내는 공동체
작은 교회일수록 선교를 멈추기 쉬운 법인데, 이곳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어려운 형편에도 그동안 후원해 오던 지역 선교를 끊지 않고 이어 가고 있다. 스스로도 버거운 살림이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공동체 안에 깊이 자리 잡혀 있다. 넉넉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가운데서도 나누는 모습이 오히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리잘 지역 어려운 초등학생을 향한 후원
지난주에는 리잘 지역의 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들에게 손길이 닿았다. 필리핀의 시골 지역은 도시보다 교육 여건이 훨씬 열악한 경우가 많다. 교복 한 벌, 학용품 한 세트가 아쉬워 학교를 망설이는 아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일로일로 한인교회는 그런 아이들을 기억하고, 작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 마음을 보탰다. 멀리 있는 한인 공동체가 현지 아이들의 배움을 응원한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장학금과 교복값이라는 작은 손길
이번 후원은 장학금과 교복값을 함께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지 시세를 알아보니 초등학생 교복 한 벌은 대략 800~1,500페소(약 20,000~37,500원) 선이다. 여기에 신발이 300~650페소(약 7,500~16,250원), 기본 학용품 세트가 500페소(약 12,500원) 정도 더해진다. 한 아이가 학교에 갈 채비를 제대로 갖추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셈이다. 교회가 전한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학교로 향하는 문을 여는 열쇠가 되었다. (실제 지원 금액은 교회 기록을 확인해 정확한 액수로 바꿔 넣으면 좋다.)
😊 작은 나눔이 만든 큰 기쁨, 받는 이도 주는 이도 행복했던 시간
이번 후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작은 나눔이 만들어 낸 큰 기쁨이었다. 받는 아이도, 건네는 어른도 모두 환하게 웃었다. 금액의 크기보다 마음의 크기가 더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어려운 형편에도 미소를 잃지 않은 아이들
후원을 받은 아이들은 형편이 어려운데도 표정이 밝았다. 없는 살림에 주눅 들기 쉬운데,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교회에 열심히 나온 친구들이었다. 새 교복과 학용품을 받아 든 아이들의 얼굴에는 부끄러움보다 설렘이 가득했다. 가진 것이 적어도 밝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이 물질의 양에만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필리핀 교육 현장에서 만난 이 아이들의 미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친구들에게 전한 마음
이번 지원은 그저 형편만 본 것이 아니라, 성실함을 함께 본 나눔이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온 친구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꾸준함은 가장 작은 일에서 드러나고, 그 꾸준함을 알아봐 주는 손길이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된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응원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은 한 뼘 더 자란다. 크지 않은 후원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인정과 격려는 결코 작지 않았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해지는 나눔의 역설
신기하게도 후원을 마친 어른들의 표정이 아이들 못지않게 밝았다. 나눔은 분명 주는 행위인데, 끝나고 나면 더 큰 것을 받은 듯한 마음이 든다. 작은 정성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때, 그 보람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렵다. 받는 이에게도 주는 이에게도 기쁨이 된 시간이었다. 이것이 나눔이 가진 가장 따뜻한 역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필리핀에서 신앙으로 살아가는 중년 아버지의 마음
필리핀 유학이라는 도전 위에 신앙과 섬김의 자리가 더해지면서, 이곳에서의 삶이 한층 깊어졌다. 두 딸을 데리고 낯선 나라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하루하루지만, 교회의 나눔을 곁에서 보며 배우는 것이 참 많다. 유학은 단지 영어 교육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사람과 마음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유학이라는 도전 위에 더해진 섬김의 자리
가족유학을 결심할 때만 해도 아이들의 학교와 생활 적응이 가장 큰 숙제였다. 그런데 막상 살아 보니, 이 땅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가 그 못지않게 중요했다. 어려운 교회가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습을 보며, 도전은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배웠다. 타국 생활의 고단함 속에서도 섬길 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큰 위로가 된다.
두 딸과 함께 배우는 나눔의 가치
중1, 초6 두 딸과 함께 이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교육이었다. 교과서가 아닌 현장에서, 자기보다 어려운 친구를 돕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아이들이 몸으로 느낀다. 한국에서 학원과 학교만 오가던 아이들이, 이곳에서는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녀유학의 진짜 열매는 성적표가 아니라 이런 마음의 성장에 있다고 믿는다.
작은 교회가 품은 큰 사명
규모는 작아도 일로일로 한인교회가 품은 사명은 결코 작지 않다. 존립을 걱정하는 형편에도 선교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다. 큰일을 해야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이 진짜 사명임을 배운다. 이 작은 공동체가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며 더 많은 아이의 미소를 지켜 주기를 바란다.
📌 일로일로에서 선교와 나눔에 함께하고 싶다면
- 준비물: 진심과 꾸준함, 그리고 부담 없는 작은 정성
- 추천 방법: 일회성 후원보다 정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후원 우선
- 예상 비용: 초등학생 한 명 교복·학용품 기준 약 2,000~3,000페소(약 50,000~75,000원)
- 위치 정보: 일로일로 한인교회(일로일로 레데스코 빌리지 내)
- 생활 팁: 현지 가정의 자존심을 지켜 주는 방식으로 조용히, 따뜻하게 전하는 것이 좋다
⚠️ 해외 선교·후원 시 주의사항
- 재정 관련: 후원금은 반드시 투명하게 집행하고 영수증과 사용 내역을 남길 것
- 선택 관련: 검증되지 않은 단체보다 신뢰할 수 있는 교회·기관을 통할 것
- 문화 관련: 현지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며 시혜적 태도를 피할 것
- 체류 관련: 관광 비자 체류 중에는 영리·선교 활동의 법적 범위를 미리 확인할 것
✨ 마무리, 중년의 도전 위에 새긴 나눔의 기록
이번 일을 겪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나눔에는 자격도 형편도 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존립을 걱정하는 작은 교회가 더 어려운 이웃을 품는 모습을 보며, 내 안의 작은 핑계들이 부끄러워졌다. 필리핀 유학을 결심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낯선 환경이었지만, 막상 부딪쳐 보니 사람과 마음을 배우는 값진 시간이 되고 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타국에서 공동체에 마음을 붙이는 일도, 적은 형편으로 무언가를 나누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서툰 과정 속에서 두 딸과 나는 분명히 자라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거창하지 않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섬김을 꾸준히 이어 가는 것, 그리고 일로일로 한인교회와 함께 한 아이의 미소라도 더 지켜 주는 것이다. 중년의 나이에 시작한 이 도전이 가르쳐 준 가장 큰 교훈은, 늦은 때란 없다는 것이다. 돈이 많아야, 여유가 있어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은 오해였다. 작은 교회가 보여 준 것처럼, 나눔은 형편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 두 딸이 이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자란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시간은 충분히 값졌다. 가족유학을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성적이나 영어 실력보다 이런 경험이 아이를 더 단단하게 키운다고 말해 주고 싶다. 같은 길 위에 선 누군가가 있다면, 너무 재지 말고 한 걸음만 먼저 내딛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일로일로 한인교회와 섬기는 선교지에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가 늘 함께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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