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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일로일로 생존기

🕌 필리핀 공휴일에 SM시티 쇼핑몰에서 보호필름 AS 받고 외향적 문화까지 체험한 날

by 피터빅 2026. 5. 28.

이슬람 명절에 온 나라가 쉬는 필리핀 공휴일 시스템, 쇼핑몰 현지 시세, 그리고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외향적 문화까지 한 번에 정리합니다.

필리핀의 공휴일
SM시티 내 간이 공연무대


🌙 1. 에이들 아다, 무슬림 공휴일에 온 나라가 쉬다

오늘은 2026년 5월 27일, 수요일이다.

평범한 수요일이 아니라 필리핀 전국이 쉬는 공휴일이다.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 이곳에서는 에이들 아다라고 부르는 희생제가 바로 오늘이다.

무슬림 기념일인데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 전체가 쉰다니, 처음에는 상당히 의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는 무슬림 인구가 상당히 많고, 공화국법 제9849호에 따라 이 날은 정규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매년 이슬람 음력에 따라 날짜가 달라지기 때문에 대통령 포고령으로 별도 선포하는 구조다.

정규 공휴일이 되면 근로자가 출근할 경우 고용주는 일급의 200퍼센트를 지급해야 한다.

쉬더라도 전날 출근했거나 유급 휴가 중이었다면 일급의 100퍼센트는 보장된다.

이 부분은 한국의 근로기준법과는 꽤 다른 구조라서 이곳에서 사업을 하거나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내용이다.

어학원도 당연히 휴일이라 수업이 없다.

중1 큰딸과 초6 작은딸, 두 연년생 딸아이들은 아침부터 신이 나 있다.

아빠인 나도 솔직히 반갑긴 하지만, 50대 중반의 영어 초보가 하루만 쉬어도 감각이 뚝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 한편으로는 살짝 긴장도 된다.

한국에서 공부에 흥미를 잃고 학원 셔틀만 타며 지쳐가던 딸들의 모습이 떠올라, 여기서의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 2. 필리핀 공휴일 총정리, 한국보다 5일 더 많은 나라

필리핀의 공휴일은 정말 많다.

2026년 기준 정규 공휴일이 에이들 피뜨르와 에이들 아다를 포함해 12일이고, 특별 비근무일이 8일, 합하면 총 20일에 달한다.

한국의 2026년 법정 공휴일은 대체공휴일을 포함해 약 15일이니, 필리핀이 5일이나 더 많은 셈이다.

여기에 지방선거일이나 갑작스러운 임시 공휴일이 추가되기도 해서 체감상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어딘가 빨간 날이 끼어 있다.

정규 공휴일만 정리하면

1월 1일 새해,

3월 20일 에이들 피뜨르,

4월 2일 성목요일, 4월 3일 성금요일, 4월 9일 바탄의 날,

5월 1일 노동절, 5월 27일 에이들 아다,

6월 12일 독립기념일,

8월 마지막 월요일 국가영웅의 날,

11월 30일 보니파시오의 날,

12월 25일 성탄절, 12월 30일 리잘의 날까지 총 12일이다.

특별 비근무일로는 2월 17일 춘절, 4월 4일 검은 토요일, 8월 21일 니노이 아키노의 날, 11월 1일과 2일 만성절과 위령의 날, 12월 8일 성모 무염시태 대축일,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12월 31일 연말까지 총 8일이다.

학부모 입장에서 공휴일이 많다는 건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수업 일수가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양면이 있다.

어학원 수강료는 공휴일과 무관하게 동일하게 청구되는 곳이 대부분이라, 이 점도 비용 계산 시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 3. SM시티 쇼핑몰에서 만난 외향적 문화와 장기자랑 무대

공휴일에 어학원이 쉬면 선택지는 사실 많지 않다.

일로일로에서 가장 무난한 외출지는 단연 대형 쇼핑몰이다.

마침 작은딸 핸드폰 보호필름이 며칠 전에 떨어져 나갔고, 구매한 지 얼마 안 되어 AS를 받을 겸 SM시티 일로일로로 향했다.

SM시티는 만두리아오 지역 벤 아키노 주니어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일로일로에서 가장 크고 접근성이 좋은 쇼핑몰 중 하나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며, 그랩을 타면 대부분의 어학원 밀집 지역에서 편도 100에서 150페소(한화 약 2,400원~3,600원)이면 도착한다.

역시나 공휴일이라 사람이 많다.

특히 SM시티 내 슈퍼마켓 앞 넓은 광장에서는 일종의 장기자랑 같은 무대가 한창 펼쳐지고 있었다.

노래, 춤, 게임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는데, 관객들의 호응이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뜨겁다.

모르는 사람끼리도 자연스럽게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무대와 하나가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의 문화는 한국보다 훨씬 외향적이고 개방적이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낮다는 느낌을 늘 받는다.

딸아이들도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금세 손뼉을 치며 까르르 웃고 있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현지 분위기에 녹아드는 장면을 볼 때면,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 4. 보호필름 AS 비용과 50대 아빠의 도전 일기

핸드폰 보호필름 AS는 SM시티 내 핸드폰 액세서리 매장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필리핀 쇼핑몰에는 보호필름 부착 전문 매장이 곳곳에 있는데, 강화유리 필름 기준으로 보통 150에서 350페소(한화 약 3,600원~8,400원) 선이다.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사면 2,000원대에도 구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부착 서비스까지 포함된 가격이라 크게 비싸다는 느낌은 아니다. 다만 브랜드 정품 필름은 500페소(약 12,000원) 이상인 경우도 있으니 매장마다 가격을 꼭 비교해 보는 것을 권한다.

SM시티에는 식당가와 푸드코트도 잘 되어 있어서 점심도 함께 해결했다.

졸리비 기준 한 끼에 1인당 150에서 200페소(한화 약 3,600원~4,800원)이면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세 식구가 배부르게 먹어도 500에서 600페소(한화 약 12,000원~14,400원)이면 충분하니 한국보다 확실히 외식 부담이 적다.

한국에서 공부에 흥미를 잃고 학원 셔틀만 타던 딸들이 이제는 영어 간판을 소리 내어 읽어보고, 필리핀 직원에게 직접 말을 거는 모습을 보인다.

50대 중반에 아이 둘 데리고 낯선 나라에 왔다는 게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이란 언제나 도전에 가치가 있는 법이다. 비슷한 처지에서 고민하고 있는 학부모가 있다면, 완벽한 준비보다 작은 실행이 더 많은 것을 바꿔준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좌우명처럼 살아가는 중이다, 노력하지 말고 즐기자!

슈퍼울드라캡숑절대초긍정! 🔥